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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SABI LIFE

여행코스 · TOKYO

다카오산, 꼭 정상까지 가야 여행한 걸까요?

신주쿠에서 전철을 타고 떠나 케이블카, 덴구야키, 약왕인, 온천까지 이어지는 하루

최근 점검 2026-09-15공식 자료 바탕WASABI ENJOY 편집부
산을 배경으로 한 다카오산구치역(高尾山口駅) 외관
사진: ShutetsuTrain · Wikimedia Commons · CC BY 4.0 · 16:9 크롭

쉬는 날인데 멀리 떠날 만큼 부지런하지는 않고, 그렇다고 또 집 근처 카페에서 하루를 끝내기는 아쉬운 날이 있어요.

가방에는 물 한 병 정도만 넣고 싶고, 저녁에는 집으로 돌아오고 싶고, 가능하면 자연도 보고 따뜻한 물에도 몸을 담그고 싶은 날. 요구사항을 하나씩 적다 보면 꽤 까다로워 보이지만, 도쿄에는 이 욕심을 제법 무난하게 받아주는 곳이 있습니다.

다카오산(高尾山)이에요.

도쿄 서쪽 하치오지에 있는 해발 약 600m의 산으로, 오래전부터 신앙의 산이자 도쿄 사람들의 가까운 나들이 장소로 사랑받아왔습니다. 아주 깊은 산으로 들어가는 여행은 아니지만, 전철에서 내린 뒤 케이블카를 타고 숲길을 걷다 보면 도심에서 보던 풍경은 금세 멀어져요.

이번 코스의 목표는 정상 인증이 아닙니다.

산을 보고, 맛있는 걸 하나 먹고, 약왕인까지 천천히 걸은 뒤, 다리에 힘이 남아 있으면 온천까지 가는 하루.

이 정도면 충분히 여행이니까요.

다카오산구치역 전경
산을 등진 역에 내리는 순간부터 도쿄의 표정이 달라집니다.

도쿄 안인데, 하루가 조금 멀리 온 것처럼 느껴져요

다카오산은 도쿄 중심부에서 서쪽으로 약 50km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에도시대부터 신앙의 산으로 알려졌고, 오랜 시간 자연이 보호되면서 지금도 숲과 사찰이 함께 남아 있어요. 도심에서 당일치기로 갈 수 있는 산이지만, 단순히 전망만 보고 돌아오는 곳은 아닙니다. 산길 안에 약왕인이 있고, 곳곳에 덴구 이야기가 남아 있고, 산 아래에는 온천까지 이어집니다.

다카오산구치역(高尾山口駅)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할 일은 정상까지 몇 분 남았는지 계산하는 게 아니에요.

물 한 병을 챙기고, 화장실을 다녀오고, 오늘 어디까지 걸을지 대충 마음을 정하는 것.

산에 오면 이상하게 평소보다 욕심이 커집니다. 여기까지 왔으니 케이블카도 타고, 약왕인도 보고, 정상도 찍고, 온천도 가야 할 것 같아요. 여행지가 갑자기 수행평가처럼 변하는 순간이죠.

하지만 다카오산은 중간에 멈출 곳이 많은 산이에요. 끝까지 가야만 하루가 완성되는 구조가 아닙니다.

케이블카를 타면 끝? 산책은 그때부터예요

산기슭의 기요타키역(清滝駅)에서는 케이블카를, 조금 옆 산로쿠역(山麓駅)에서는 2인승 리프트를 탈 수 있습니다.

케이블카는 약 6분, 리프트는 약 12분 정도 걸려요. 케이블카 구간에는 최대 31도 18분의 가파른 경사가 있어 짧은 시간에도 산을 오르는 느낌이 꽤 또렷합니다. 성인 요금은 편도 490엔, 왕복 980엔이에요.

여기서 가장 많이 생기는 오해가 하나 있습니다.

케이블카는 정상행 엘리베이터가 아니에요.

다카오산역(高尾山駅)에 내리면 산의 중턱입니다. 전망도 있고 가게도 있고 “생각보다 쉽게 왔는데?” 싶은 마음도 들지만, 약왕인과 정상으로 가는 길은 그때부터 다시 시작돼요.

그러니 케이블카를 탔다고 운동화를 장식품으로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걷는 구간은 남아 있고, 경사와 계단도 만나요.

다만 산기슭부터 전부 걸어 올라가는 것보다 훨씬 여유가 생깁니다. 이번 코스에서는 그 여유를 정상까지 밀어붙이는 데 쓰지 않고, 중턱과 약왕인을 천천히 보는 데 쓰겠습니다.

다카오산 케이블카
정상까지 데려다주는 열차가 아니라, 산책을 시작할 곳까지 올려주는 지름길입니다. · 사진: Syced · CC0; 16:9 crop

중턱에 도착하면 덴구 얼굴부터 만납니다

케이블카에서 내리자마자 서둘러 걷지 않아도 괜찮아요.

다카오산역 옆에는 다카오산 스미카(高尾山スミカ)가 있습니다. 메밀국수와 간식, 기념품을 함께 볼 수 있는 곳이에요. 이곳에서 가장 눈에 띄는 간식은 덴구야키(天狗焼). 덴구 얼굴 모양의 반죽 안에 검은콩 소를 넣어 굽고, 현재 안내 가격은 250엔입니다. 겉은 바삭하고 안쪽은 쫀득한 식감을 내세워요.

산에 올라와 덴구 얼굴을 한 빵을 손에 들고 있으면 잠깐 헷갈립니다.

내가 등산을 온 건지, 간식 투어를 온 건지.

그런데 꼭 하나만 고를 필요는 없잖아요. 다카오산의 좋은 점은 산책과 먹거리가 서로 눈치 보지 않고 같이 있다는 데 있습니다.

조금 더 앉아서 쉬고 싶다면 케이블카역에서 가까운 주잇초메차야(十一丁目茶屋)도 있어요. 테라스 자리와 토로로소바로 알려진 찻집입니다. 맑은 날에는 멀리 관동평야 쪽을 바라볼 수 있어, 약왕인으로 걷기 전에 숨을 고르기 좋습니다. 산 위 가게는 날씨와 계절에 따라 문을 닫는 시간이 달라질 수 있으니, 한 곳만 정답처럼 붙잡기보다 문이 열린 곳에서 쉬어가는 편이 마음이 편해요.

다카오산에서는 토로로소바(とろろそば)를 자주 만납니다. 갈아낸 참마를 소바에 얹어 먹는 메뉴예요. 한 그릇을 든든하게 먹고 싶다면 소바, 길을 걸으며 간단히 즐기고 싶다면 덴구야키나 당고 쪽이 잘 맞습니다.

와사비의 선택은 이래요.

올라갈 때는 덴구야키 하나, 내려오는 길에는 배 상태를 보고 소바.

산에서는 계획보다 배가 더 정직할 때가 많습니다.

약왕인은 정상 가는 길에 붙은 ‘중간 코스’가 아니에요

중턱에서 1호로(1号路)를 따라 걷다 보면 다카오산 약왕인(高尾山薬王院)에 닿습니다.

정식 이름은 다카오산 야쿠오인 유키지(高尾山薬王院有喜寺). 744년, 쇼무 천황의 뜻에 따라 승려 교키가 세웠다고 전해지는 오래된 사찰입니다. 지금은 진언종 지산파의 큰 사찰 가운데 하나이며, 주존인 이즈나다이곤겐과 그 권속으로 여겨지는 덴구 신앙으로도 잘 알려져 있어요.

경내에 들어가면 붉은 문과 전각, 덴구상이 이어집니다.

코가 긴 대덴구와 새의 부리처럼 생긴 고덴구를 보고 있으면, 중턱에서 먹은 덴구야키가 갑자기 조금 진지하게 느껴져요. 아까는 귀여운 간식이었는데, 여기서는 산을 지키는 존재가 됩니다.

약왕인은 정상을 향해 지나치는 체크포인트가 아니에요.

다카오산이 단순한 근교 등산지가 아니라 오랫동안 사람들이 기도하고 수행하던 산이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소입니다. 건물을 천천히 보고, 덴구상을 찾고, 경내에서 잠깐 숨을 고르다 보면 이곳을 반환점으로 삼아도 하루가 짧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약왕인 입구 또는 덴구상
산책길이 사찰의 경내로 바뀌면서 다카오산의 이야기도 달라집니다. · 사진: Takaosan fukujuso · CC BY-SA 4.0; 16:9 crop

이번에는 약왕인에서 돌아서겠습니다

정상까지 가는 것이 목표라면 약왕인 이후에도 더 걸어야 합니다. 날씨가 좋고, 시간이 넉넉하고, 다리에 힘이 남아 있다면 정상 구간을 더해도 좋아요.

하지만 이번 코스에서는 약왕인을 반환점으로 잡겠습니다.

이유는 단순해요.

정상까지 가는 시간을 더하면 점심이 늦어지거나, 하산이 바빠지거나, 온천을 포기해야 할 수 있습니다. 하루는 고무줄이 아니라서 하나를 늘리면 다른 하나는 줄어들어요.

다카오산에 처음 왔다면 정상 사진 한 장보다, 산의 중턱과 먹거리, 약왕인의 분위기를 여유 있게 보는 쪽이 이곳의 성격을 더 잘 보여줄 수 있습니다.

정상은 다음에 다시 와도 그대로 있어요.

반면 오늘의 체력은 오후 세 시쯤 갑자기 다른 의견을 낼 수 있습니다.

내려오는 길에는 ‘조금만 더’보다 막차가 중요해요

산에서는 올라갈 때보다 내려올 때 시간이 더 빠르게 지나가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약왕인에서 조금 더 머물고, 중턱에서 사진을 한 장 더 찍고, 간식을 하나 더 고르다 보면 어느새 하산 교통편의 마지막 시간이 가까워져요.

케이블카는 보통 15분 간격으로 움직이지만, 마지막 운행 시각은 달과 요일에 따라 달라집니다. 리프트는 5월부터 11월까지 오후 4시 30분, 12월부터 4월까지 오후 4시를 기본 종료 시각으로 안내하고 있어 케이블카보다 일찍 끝나요.

따라서 오후에는 “어디까지 더 갈까?”보다 “몇 시에 돌아설까?”를 먼저 정하는 편이 낫습니다.

여행지에서는 한 곳을 더 보는 것보다, 허둥대지 않고 내려오는 일이 더 기억에 좋을 때가 있어요.

산 아래로 내려왔다면, 온천을 붙일까 말까

하산한 뒤 선택지는 두 가지입니다.

바로 전철을 타고 돌아가거나, 다카오산구치역 옆의 게이오 다카오산 온천 고쿠라쿠유(京王高尾山温泉 / 極楽湯)에 들르는 것.

현재 입장료는 성인 기준 평일 1,100엔, 주말·공휴일과 붐비는 시기에는 1,300엔입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 30분까지 운영하고 마지막 입장은 오후 9시 45분으로 안내돼 있어요. 타투는 크기와 상관없이 입장이 제한되며, 스티커나 테이프로 가린 경우도 들어갈 수 없다고 적혀 있습니다.

온천은 이번 하루의 ‘필수 결승 코스’가 아니에요.

땀이 나고 다리가 묵직한 날에는 꽤 좋은 마무리가 됩니다. 반대로 옷을 갈아입고 머리를 말리는 일이 더 귀찮게 느껴지는 날이라면, 그대로 전철을 타도 괜찮아요.

온천을 빼도 다카오산 여행은 덜 완성되지 않습니다.

산책을 마쳤는데 다시 온천까지 숙제처럼 느껴진다면, 그날은 집 욕조가 정답이에요.

다카오산 온천 외관
산을 내려온 뒤 하루를 한 번 더 느리게 만드는 선택지입니다. · 사진: Thirteen-fri · CC BY-SA 4.0; 16:9 crop

표는 ‘할인’보다 내가 실제로 쓸 것부터 보세요

게이오전철의 다카오산 승차권은 출발역에서 다카오산구치역까지의 왕복 승차권과 케이블카 또는 리프트를 묶은 상품입니다. 왕복형과 편도형이 있어, 올라갈 때와 내려올 때 모두 탈지에 따라 고르면 돼요. 당일 발매·당일 사용 상품이며, 연말연시 일부 기간에는 판매하지 않습니다.

평일에는 전철 왕복, 케이블카나 리프트 왕복, 온천 입장과 수건, 식사를 묶은 ‘다카오산 유타리 승차권’도 있습니다. 다만 평일 한정이고, 골든위크·오봉·11월·연말연시 등 판매하지 않는 기간이 있어요. 온천이나 포함 식사를 쓰지 않을 계획이라면 묶음표가 꼭 이득인 것도 아닙니다.

표를 볼 때는 할인율부터 계산하지 마세요.

오늘 실제로 탈 것, 먹을 것, 들어갈 곳을 먼저 적어보면 답이 빨라집니다.

케이블카 왕복만 필요하다면 일반 승차권. 평일에 온천과 식사까지 모두 할 생각이라면 묶음 승차권.

싸 보이는 표보다, 버리지 않고 다 쓰는 표가 더 저렴합니다.

가기 전 30초만 체크해요

- 케이블카에서 내려도 약왕인과 정상까지는 걷는 길이 남아요. - 산 위 가게는 날씨와 계절에 따라 영업시간이 달라질 수 있어요. - 리프트는 케이블카보다 일찍 끝나는 날이 많습니다. - 온천을 갈 생각이라면 타투 제한과 수건 준비를 미리 살펴보세요. - 유타리 승차권은 평일 한정이며 판매하지 않는 기간이 있습니다. - 정상까지 더 갈 경우, 점심·하산·온천 가운데 무엇을 줄일지도 함께 정하세요.

정보 확인일: **2026년 9월 15일**. 운행시간과 요금은 방문일에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정상에 남겨둔 길도 여행의 일부예요

다카오산에서 꼭 정상까지 가지 않아도 됩니다.

케이블카 창밖으로 가파른 선로를 보고, 중턱에서 덴구야키를 하나 들고, 약왕인에서 붉은 문과 덴구상을 천천히 본 뒤 산 아래로 내려오는 하루.

온천에 들렀다면 머리를 말리고, 들르지 않았다면 다카오산구치역에서 바로 전철을 탑니다.

열차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조금 전까지 걷던 산은 창밖으로 천천히 멀어져요.

가방 안에는 기념품이나 빈 간식 봉지가 남고, 다리는 아직 저녁을 먹으러 갈 수 있을 만큼 움직입니다.

그렇다면 오늘은 충분히 잘 다녀온 거예요.

정상에 남겨둔 길은 실패가 아니라, 다음에 다시 올 이유로 산에 그대로 두면 됩니다.

자료 출처

가격과 문 여는 시간은 출발 전에 공식 페이지에서 다시 봐주세요.